민간교류 플랫폼 ‘유라시아교육원’ 수영에서 활동
- <해운대 라이프>, 2022년 11월
북방협력 종합 플랫폼인 ㈔유라시아교육원이 부산 수영구에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한지 반년이 지났다. 유라시아라고 하면 일본, 중국을 포함하여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에 걸친 광활한 대륙을 일컫는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참략전쟁으로 푸틴과 러시아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나빠졌지만, 러시아는 한반도 뿐 아니라 과거 소련 연방이었던 중앙아시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러시아에 대한 연구와 이해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라시아교육원이 한국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교두보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설립자인 부산외대 이재혁(러시아중앙아시아학부) 교수는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1991년 모스크바 주재 기자로 일하며 소련 붕괴와 체르노빌 원전을 취재했고, 모스크바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러시아중앙아시아학부 교수와 동북아 문화학회 러시아분과 위원장으로 일하며 북방 국가들과의 교류 필요성을 절감했다.
올 8월말에 정년을 맞은 이재혁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북방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였다. 하지만 이후 정권 차원에서 북방외교는 늘 뒷전이었다. 더 늦기 전에 민간 차원에서라도 북방외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때라 생각해 교육원을 개관했다”고 말했다. 퇴직 후 의미 있는 삶을 고민하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전문가로서 자기의 재능을 살려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이 길을 택한 것이다.
유라시아교육원은 민간 비영리 공익 법인으로 정부·지자체 주관이 아닌 시민·전문가 14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문을 열었다. 140명 중에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유라시아와 한국 간 교류의 필요성에 동감하며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교육원은 유라시아 북방 대륙과의 교육 문화교류 봉사 연구 등을 종합하는 플랫폼을 표방하여 청년과 시민의 국제화 능력을 높이고 이질적인 문화 간 소통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외국어 강좌, 외국 유학생과 부산대학생의 대학생 역사문화 탐방 탄뎀활동, 여행 인문학 강의, 외교관 초청간담회, 경제사절단 파견, 북방 전문가 양성을 위한 ‘유라시아 아카데미’ 등을 진행하였거나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카사바예프 주부산 카자흐스탄 총영사, 마루야마 코우헤이 일본 총영사를 초청하여 간담회를 진행했고,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부산인문연대 지구촌인문학-중앙아시아 편견 허물기’등 러시아 관련 다양한 강의와 ‘유라시아 포럼’ 창립대회 등을 가졌다.
그 중 여행인문학 과정에서는 광활한 러시아 평원의 역사, 해가 지지않은 제국 스페인,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의 건축, 투우와 플라멩고, 예술작품으로 보는 그리스 신화, 문화기억의 나라 러시아, 알함브라 궁전과 가우디의 건축, 검은 빵과 차, 감자와 보드카, 스페인 맛보기: 하목과 포도주, 프랑스 혁명의 시대-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충돌 등 시민들의 인식과 안목을 세계로 넓히기 위한 디채로운 해외 인문학 강의가 이뤄졌다는 평을 듣는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유럽, 인도, 터키의 신화와 민속 뿐 아니라 연해주와 몽골, 지중해, 흑해, 카스피해 등의 복합문화권 이야기도 전문가의 강의를 기획중이며, 러시아 미학반이라는 이름의 시민 대상의 미학 동아리 활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유라시아 지역의 한국학 열기와 연계하여 김소월 시인의 국제화를 향한 국제소월협회 설립도 계획중이다.
올 12월 1일부터는 러시아어 기초, 러시아인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곁들인 문법과 강독, 중급 회화 세 강좌를 개설해 본격적인 러시아 전문가 육성에 나선다. 이재혁 원장은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벽촌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경험하듯이 돈까스 한 접시에도 12개 나라의 음식재료와 문화가 마구 섞이는 다중문화의 국제사회인데 그에 비해 우리의 의식은 여전히 협소하다”고 말한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 소통하고 진정한 코즈모폴리턴이 되고자 하는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연락처: 수영구 무학로 10, 051-755-2467)
김 영 춘 기자